붓다가 내게로 왔다.

붓다가 내게로 왔다.
새벽으로 젖어드는 수풀에 이슬처럼 문득 내게로 왔다.

때로는 포근하게 때로는 다정하게 때로는 설렘으로 때로는 냉정하게
어머님처럼, 친구처럼, 연인처럼, 멘토처럼 그렇게 내게로 왔다.

그저 GPS의 목소리에 따라 아무런 각성도 의심도 없이
설정된 목적지를 향해 맹목적으로 달려가는 운전자처럼
어딘가 도달하지 못해 안달해 하던 나에게 빙그레 내게로 왔다.

알 수 없는 내일에 불안해하는 나에게
내일은 걱정 말고 그저 지금에 충실하며 즐겁게 살라 하고
누군가 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여 열 받아 있으면
잠시만 가만히 있자며 내 손을 잡아 주고,
하고 싶어 하는 일을 망설이는 나에게
하이파이브를 하며 격려의 파이팅을 보내주던 붓다.
커피도 마시고 와인도 마주하고 여행도 하며
오늘도 함께 즐겁다.

선도 지나치면 악이 될 수 있다며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지마라
나의 평화가 세계의 평화이며 나의 즐거움이 세상을 즐겁게 한다며
향기 좋은 연꽃차를 따라 주던 붓다.

저기 먼 곳에 뭔가 두려움처럼 존재하던 붓다는,
그렇게 내게로 온 붓다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를 두려워하지 마라. 나를 어려워하지 마라. 나를 불편해하지 마라.
그냥 나를 반기고, 나를 이해하고, 나를 즐겨라.”고

– 2012.9 김용덕불교일러스트전 “도일, 붓다를 즐기다.” 팜프렛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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