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과 다투지 않는다.

저 : 신용산 ㅣ 출판사 : 한걸음더 ㅣ 발행일 : 2008년 10월01일

‘나는 세상과 다투지 않는다.’ 이 책은 초기경전의 시각에서 금강경을 분석하고 있다.

금강경은 붓다의 열반 후 500여년이 지난 후 불교 사상가들에 의해 저작된 것으로 금강경은 한국불교의 최대 종단인 조계종이 근본지침으로 삼는 소의경전(所依經典)이다. 붓다의 깨우침과 가르침을 가장 체계적으로 함축하고 있는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는 금강경은 불교신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읽고 싶어 하는 대표적인 불교경전이다.

금강경은 기존의 교단에서 설명하였던 모든 수행론을 팽개치고 단도직입하여 깨달음의 길로 들어서는 최상근기의 가르침을 설하고 있다. 이러한 경전이 원래 붓다의 가르침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은 불교의 경전이 모두 붓다의 말씀으로 믿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놀라운 일이다.

붓다, 그는 현실의 문제에 대해 고민한 철학자요 사상가였으며, 자신의 깨달음을 수행으로 증명해 낸 참사람이었다. 붓다는 자신은 물론 그 어떤 전지전능한 신도 현상의 법을 만들지 않았고 만들 수도 없다고 단언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백 년이 지나기도 전에 그는 그의 추종가자들에 의해 이미 신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현상을 통찰한 인간으로 남아 있기를 원했던 붓다는 그의 제자들에 의해 그의 바람과 정반대의 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이 책은 붓다 사후 붓다의 가르침과는 달리 붓다가 왜 절대자가 되었고 수행을 강조하였던 그의 가르침이 신앙으로 변하게 되었는지를 금강경의 해석을 통해 이야기 하고 있다.

붓다는 ‘인간이 누군가의 피조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존재함으로서 세상에 존재하며 존재하는 나 역시 여러 조건에 의해 형성된 하나의 현상일 뿐이다.’ 고 하였다. 붓다의 가르침은 모두 인간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붓다 열반 2,500여 년. 21세기를 살아가는 오늘, 불교는 대단한 종교 세력을 이루었지만, 근원적인 괴로움을 깨치려 몸부림쳤던 인간, 그리하여 깨달음을 이룬 위대한 스승이었던 붓다는 그저 신화적 존재로 추앙받으며 저 법당 안에 권위의 상징으로, 우리는 구원해 줄 신으로 모셔져 있다.

금강경 저술에 참가하였던 대승경전의 편집자들은 시대의 변화를 읽으면서 초기불교의 가르침을 토대로 자신들의 새로운 사상을 구축하면서 대중들 곁으로 다가갔다. 물론 대승경전이 인간 부처님을 절대적인 초원자로 격상시킴으로써 그분의 법을 근본부터 훼손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책의 곳곳에서 지적하고 있는 붓다의 원래 가르침과 금강경이 말하는 가르침을 비교하면서 금강경이 주고자 하는 가르침이 무엇인가 보아야 하며 곳곳에서 눈에 띄는 바른 법에서 어긋나는 가르침의 수용여부는 경을 읽는 이의 안목과 신앙심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종교는 본질적으로 인간이 의지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인 절대자를 필요로 한다는 관점에서 대승불교가 붓다를 역사적인 인물에서 신으로 격상시킬 수 밖에 없으며 이 과정에서 불보살의 창조해 중생의 귀의처가 되도록 하였다고 변론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어쩌면 저자가 “나는 세상과 다투지 않는다.”는 붓다의 말씀을 책의 제목으로 삼은 이유가해탈에 도움이 되는 않는 논쟁은 모두 쓸데없는 짓이라고 한 붓다의 말씀을 빌어 금강경의 안고 있는 의미를 옹호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글을 읽으면서 성열스님이 그의 저서 ‘붓다 다르마’에서 ‘만약 고따마 붓다의 견해와 배치된다면 그것은 불교라고 할 수가 없다.’라고 한 글의 의미가 계속 함께 했다.

어째던 이 책을 통해 오늘 우리가 믿고 있는 불교의 의미와 우리나라의 조계종이 소의경전으로 금강경을 삼고 있는 이유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은 이 책이 독자에게 주는 선물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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